태산은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는다. 

태산불양토양
泰山不讓土壤

태산은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는다.

이 말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조차도 수용할 수 있는 자만이 큰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비유한 것으로, 원문은 사마천의 <사기(史記)> ‘이사(李斯) 열전’에 실려 있습니다.

泰山不讓土壤(태산불양토양) 태산은 적은 흙 알도 사양하지 않아
故能成其大(고능성기대) 그렇게 커질 수 있고
河海不擇細流(하해불택세류) 하해는 실개천도 가리지 않아
故能就其深(고능취기심) 그 깊음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.

진(秦)나라 때 승상을 지낸 서예가 이사(李斯)는 원래 초(楚)나라 사람이었습니다. 그는 품은 뜻을 펼치고자 진나라로 가서 발탁돼 객경(客卿)이라는 벼슬에 올랐습니다. 객경은 다른 나라 출신의 인사를 등용시켜 벼슬을 주는 자리였습니다. 그러던 중 어떤 사람이 모종의 음모에 연루돼 축출되자 이사는 그를 변호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상소문을 올렸습니다.

“신이 듣건 대 땅이 넓으면 곡식이 많아지고 나라가 크면 백성이 많으며 병력이 강하면 병사가 용감해진다고 합니다. 태산은 본디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높을 수 있으며 하해는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았으므로 그 깊음에 이른 것입니다. 마찬가지로 왕은 백성들을 물리치지 않음으로써 덕망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. 그런데 백성을 버려서 적국을 이롭게 하고 빈객과 천하의 인재들을 내몰아 나라에 공을 세우지 못하게 하니 이는 적에게 병사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양식을 보내주는 격입니다.”

사람이 많으면 말이 많고, 말이 많으면 그 가운데는 진실과 거짓이 혼재하기 마련입니다. 그러나 권력자들은 제 입에 맞는 말만 들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.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. 이사의 상소를 본 진나라 왕은 그 사람을 내쫒지 않고 외려 벼슬자리에 오래 머물게 했다고 합니다. 이만하면 진나라 왕은 귀가 열린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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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에 닿을만한 태산도 따지고 보면 한 줌 흙에서 비롯한 것입니다. 망망대해 바다도 따지고 보면 산골짜기에서 샘솟아 실개천을 이룬 작은 물줄기가 여럿 모여서 된 것에 불과합니다. 태산이 한 줌 흙을 무시하고 바다가 개천의 물줄기를 외면한다면 이는 뿌리와 근본을 망각한 것입니다. 천하를 호령하는 막강 권력도 따지고 보면 국민 개개인으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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